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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구조기술사 도전기] #1. 베이스가 얕은 사람이 공부하는 법

2023년 마지막 기술사 면접에서 합격하고 지금까지 세번의 필기 시험을 치를만큼의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건축구조기술사 도전을 시작했다. 건설안전기술사를 취득하는 과정에서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그래도 마지막 합격이 너무나도 달콤했던 것은, 면접을 6번 만에 합격 했기 때문이다. 필기+면접 포함해서 2년 간의 공부기간.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합격하기 위한 시간보다는 짧기도 하다. 물론 아주 빠른 사람들도 많다. 필기공부기간이 상대적으로 매우 짧았다. 11월에 학원을 등록하고 1월 말 시험에 필기합격을 하면서 약 3개월이라는 기간 안에 합격했다.

대단히 짧은 시간으로 보이지만, 내가 직접 몸담고있는 나의 전공분야에서의 자격이기 때문에 결코 짧은 시간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면접 6회를 보는 동안 정말 많은 면접관들을 만나봤고, 나의 부족한 점을 확실히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필기합격의 기쁨은 면접 세번째 탈락에서 부터 완전히 사라지고 불안이 더 컸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건축구조기술사 도전을 강행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마지막의 성취감은 고생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건축구조기술사 도전
건축구조기술사 노트

건축구조기술사 도전을 결심하고 어떻게 착실하게 실력을 쌓아갈까 하는 고민을 했다. 건설안전기술사 합격의 노하우와 관련분야 지인의 조언을 조합해서 계획이라기 보다는 마인드를 확립했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가지게되는 계기가 되었다.

1. 내 분야가 건축이 아니라면

대학에서 안전공학을 전공했다. 안전공학을 하고 건설회사에 취직해서 15년차 일하고 있다. 안전공학도 “공학”에 해당이되고 대학 전공 과정에서 각종 역학들은 모두 다 배운다. 재료역학, 열역학, 화재역학, 건설안전 등의 전공을 배우는데, 구조역학은 건설안전분야에서 얇게 배운것 같다. 그래도 사실상 구조역학을 하기에는 대학 과정에서 배운 것으로는 상당한 부족함이 있었다. 그럼에도 수업을 따라 갈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대학에서 교양필수로 배운 물리학과 고등학교 수학2 까지의 과정에서 배운 것들이 조합되어 내가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이유로 생각된다.

건축구조기술사 도전에 가장 허들이라고 생각되는 베이스가 없다는 부분, 설계 실무가 없다는 부분에서 상당한 압박감과, 타 분야의 전문가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는 진입장벽인것 같다.

1-1. 베이스가 없다면, 그들의 생각을 엿보자

다행히도 시중에는 나와있는 강의들이 많다. 하지만 건축구조기술사는 난이도가 있는 만큼 강의의 선택이 중요한 것으로 생각했다. 지인이 말씀하시길 학원도 좋은데 스터디그룹이 있고, 스터디그룹에서 더 자세히 공부할 수 있다고 했다. 여하튼 현재 듣고있는 강사의 생각의 흐름을 최대한 따라가려고 하고있다.

건축구조기술사의 역학 문제들은 문제를 보고 이것을 어떻게 풀 것인가? 어떤것을 가정하고, 어떤방법으로 풀 것인가? 경우에 따라 어떤 것을 먼저 접근해야 하는가? 등의 원초적인 질문에 다달았다. 강사가 문제를 이렇게 풀어주는데, 풀이는 연습만 하면 되지만,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떤 루트로 생각을 이어가야 하는지가 관건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강의 듣는 동안 강사의 생각을 따라가고, 문제의 해법 보다 왜 그런 가정을 하는지, 왜 이 지점을 기준으로 방정식을 세운건지에 대한 깊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건설안전기술사 공부하던 시절에 습관적으로 했었던 마인드맵을 이용한 아웃풋 훈련을 떠올리며, 그들의 생각을 마인드맵으로 그려나가고 있다.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아 사진을 올리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강력한 마인드맵의 성능은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1-2. 건축구조기술사는 다행히 암기과목이 아니다

그 어떤 기술사 자격도 암기를 하지 않으면 합격하기가 어렵다. 건축구조기술사도 마찬가지로 암기하지 않으면 합격할 수 없는 그 어떤것들이 있을 것이다. 예를들면 KDS 설계 기준 같은 것들이다. 그렇지만 많은 구조기술사를 도전하는 전공자들도 1교시 또는 논술형 문제의 비중을 줄이고 역학 문제를 만점에 가까이 맞도록 노력하면서 평균을 올리는 전략을 사용한다고 한다.

하지만, 건축구조기술사 도전하는 사람인 나는 그런 편향적인 전략을 사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특히나 설계기준과 같은 것들은 실제 현업에서도 필요한 부분인 만큼 확실하게 알고 암기하고 넘어 가야 할 부분이다. 이런 암기부분은 건설안전기술사를 취득했던 요령과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그 방식을 그대로 유지해나갈 생각이다.

관건은 역시나 역학 문제를 얼마나 만점에 가까이 풀어내느냐에 대한 부분. 역학 부분을 잘 풀어나가는 것은 암기가 필요할까? 응용력이 중요하고 그 응용을 바탕으로 하는 기본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부분은 암기를 해야 겠지만, 그 부분 마저도 유도하는 방식을 알아두고 이해해 둔다면 임기응변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1-3. 뭔가 든든한 엄청난 계산기의 능력

건축구조기술사 도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 특히 역학문제를 풀어나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 계산기이다. 유명 강사들도 이 계산기를 활용해서 다수의 복잡한 계산을 단순화하여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기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지 계산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다. 따라서, 계산기에 완전히 의존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엄청난 계산기의 능력을 구지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2~4교시는 한 문제에 25분 씩 문제를 풀어나간다고 봐야한다. 그 시간안에 계산실수를 하지 않고, 문제를 정확히 풀어나가고, 검산까지 하려면 계산기의 활용은 필수라고 느껴진다.

TI 계산기
TI 계산기

참고로 구매처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미국 텍사스 인스투르먼트 회사의 계산기이고, 이것을 공식 수입 취급하는 곳이 한국에서 이 곳 뿐이다. 부산에 위치하고 있다고 한다.

1-4. 질문할 곳은 많다. 질문하기 직전 까지의 과정이 중요

요즘 건축구조기술사 강의로 가장 핫하다는 강의를 온라인으로 수강하기 시작했다. 사실 수강을 하고싶어서 회원가입을 하고 잠시 망설이고있었는데, 회원가입 정보를 보고 학원 원장이라는 분이 전화를 주셨다. 아 진짜 수강하려고 결심했었는데, 원장님이 직접 전화 주시니 더 망설여졌달까? 그래도 강의는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베이스가 없기 때문에.

수강과 동시에 같은 강의를 듣는 사람들을 위해서 강사님과 원장님이 만든 오픈채팅방에 들어갔다. 건축구조기술사가 인기가 올라가기 시작해서 인지 수강생이 많았고, 그럼에도 베이스가 없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느꼈었다. 오픈채팅방이 그렇듯이, 익명으로 운영되는 곳이기도 하고, 이 곳에서 올라오는 질문들은 그 익명성의 뒤에서서 거리낌 없는 질문과 비판이 오간다. 생각을 하지 않고 막 던지는 질문도 있고, 다른 책에서는 이렇다고 강의교재가 틀렸다거나 옳지 않다고 계속해서 주장하는 사람도 나왔다.

본인이 보고있는 그 책이 무조건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니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누군가가 내 놓은 책들은 엄청난 전문가고 정확한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일 것이므로, 이것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건설안전기술사를 공부해오면서 많이 느낀 것이지만, 교재는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맹신해선 안된다. 맹신하는 순간 합격과 거리가 멀어지고, 특히 암기가 많은 건설안전은 더 그러했다.

질문을 하기 전에 이런 과정이 어떤식으로 이루어졌는지 다시 한번 깊게 생각해보기로 했다. 내가 베이스가 없어서 난 이것을 모르니 알려달라는 식의 핑거프린세스는 공부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 과정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왜 이렇게 되는지 모른다면, 시간이 허락한다면 시간을 가지고 계속 고민해주는 것이 결국 문제를 보고 풀어나가는 능력이 성장할 것이다. 이것은 수능의 수학과목을 준비하는 고등학생과도 같다. 수학난이도로 친다면 덜 어려울것 같은 기술사지만, 그 문제 접근하기 위한 로직과 많은 변수들을 처리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라서 이것을 능력으로 만들지 않으면 합격과 거리가 멀어질 것이라 판단했다.

강의를 들으며 현재까지 질문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강의가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모르는 것은 필요에 따라 온란인 상에서 검색하여 정의를 찾아보는 등 많은 작업을 거치고있다. 그래서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완강률이 아직 25% 정도 수준에 있다. 그렇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질문을 던져서 그냥 쉽게 알아낸다면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살면서 많이 배운 인생 교훈이다. 잊지말아야 할 큰 부분이다.

2. 건축구조기술사 도전하는 이유

건설안전기술사를 취득하고 아직 회사에 소속되어 일을 하고있다. 건설안전기술사가 가지는 그 네임밸류는 상당히 높다. 그렇지만, 네임밸류를 상승시킨 요인은 건설안전기술사가 뛰어나서 라기 보다는, 안전분야가 상당히 미래가 밝은 분야이며 은퇴이후 충분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있는 하나의 자격으로 인기가 많아서이다.

현업에 있어서 안전분야에 근무중인 사람이 건설안전기술사를 취득할 경우에 건설안전기술사를 가지고 할 수 있는 여러가지 업무 중 시설물안전법에 의한 진단 및 점검 등을 하기에는 지식이 다소 부족하다. 실무경험이 없고, 지식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 많은 안전분야 사람들 중 건설안전기술사 취득 후 다른 기술사를 하나 더 취득하는데, 건축시공기술사나 토목시공기술사를 가장 선호한다. 이유는 건설안전기술사 공부과정에서 상당부분이 오버랩이 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이유로 사실상 큰 도움이 안되는 기술사를 취득한다는 것이다.

반면 내가 도전하는 건축구조기술사는 기술사 과목 중에 거의 최고 수준의 기술사이며,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 그리고 건축구조기술사가 가지는 가장 큰 부분 또한 안전이다. 건축구조기술사는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한 자격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에게 주는 자격이라 생각한다. 건설안전분야와 접목이 당연히 되어야 할 것처럼 보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접목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하다. 건설안전에서 건축구조의 안정성에 대한 것을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한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3. 구체적인 건축구조기술사 도전 계획

거창하게 계획이라고 했지만, 정해놓고 반드시 지키는 그런 계획이 아니다. 일종의 수칙을 정해두고 실천하기 위한 계획에 가깝다. 이 계획은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지만, 가능한 수정하지 않을 것이다. 일종의 공부 방법론적인 부분에 가까우며, 다수에게 적용되지도 않을 수 있다. 다만, 다른 기술사를 공부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가지고 세우는 계획이므로, 이 계획이 본인에게 맞다면 적극 활용해도 무방할 것이다.

  1. 최우선 과제 : 온라인 강의 수강 완료 (오프라인이 좋겠지만, 사정상 어려워 온라인 수강중이며 현재 25% 정도의 완강율이다)
  2.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노트를 만든다. 서브노트라기 보다는 개념노트를 만들 예정.
  3. 서술형 문제 기출문제 정리 : 암기를 피해갈 수 없다면 잔력적으로, Anki 활용.
  4. 계산기 사용 트레이닝 : 시간을 단축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5. 마인드맵 작성 및 아웃풋 훈련 : 계산과목이라서 마인드맵이 필요없지 않다.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과 문제에서 주어진 것을 어떤 과정을 통해 문제를 풀것인가? 문제를 보고 어떻게 풀 것인가를 빠르게 결정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그러한 생각 로직 들을 마인드맵으로 만들고 아웃풋 훈련할 것이다.
  6. 계산훈련 : 다년간의 기출문제를 정확히 실수없이 풀어내는 훈련.
  7. 시험 : 학습 효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시험이라고 한다. 내 능력을 누군가에게 검증 받아야만 하고, 그것을 위해서 시험은 반드시 치뤄야 한다.
  8. 피드백과 오답노트 : 수학 풀이에 가까운 문제들이기 때문에 접근방식에 대한 오류가 반복적으로 나타는 경우에 오답노트로 만들 예정이다.
  9. 설명하기 : 내가 가진 지식을 타인에게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문제풀이. 초보자에게 설명하듯 가르치기.

4. 마지막 Pledge

건설안전기술사 취득하던 당시에도 항상 다짐하던 것이 있다. 끊어지지 않게 그 생각을 유지해나가는 것. 요즘에는 “몰입”이라는 단어로 대변이 가능하다. 아주 디테일한 계획을 계획대로 차근히 수행해나가는 것이 너무 어렵다. 특히 직장인의 경우는 더 그러하다. 하루라도 하지 않으면 그 계획은 실패하는 것이고, 그런 계획은 세우는것이 큰 의미가 없다. 그 대신 특정 상황에서 반사적으로 발동하는 루틴을 정하는데, 그 상황을 다양하게 만듦으로 해서 어떤 방식이든 실행에 옮기는 방향으로 만드는 것이 키포인트라 생각한다. 계획을 정하고 초반에는 Intensive 하게 진행하는 과정에서 습관이 생기고 몰입 초기단계로 들어가도록 노력한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조건이 있겠지만, 우선은 동기부여에 대한 희망을 버린다. 성인이되어 학습하는 과정에서 이것을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는 압박감과 그 성공에 대한 보상을 달콤하게 기대해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이를 실천시키기에는 수많은 요소들이 방해를 한다. 보상 보다는 실천할 수 있는 루틴화, 루틴을 보다 다양화 하고 그 기록을 차곡차곡 쌓아나가자. 일정 주기로 나의 기록을 다시 보고 피드백을 해야만 한다. 멈춰있는지 처지는지, 무리하는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에 몰입해서 항상 깊게 생각하고 있는지, 언제 어디서나 그 생각을 놓고 있지 않는지를 돌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한다.

The magic you’re looking for is in the work you’re avoid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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